친구들한테서 갑자기 여행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5월 초에 강릉 드라이브 여행 가자"고요. 처음에는 "좋아, 나도 간다"고 했는데 곧 현실이 닥쳤습니다. 나는 면허는 따고 2년을 운전대를 한 번도 안 잡았거든요 ㅠㅠ 친구들은 다 운전을 할 텐데 나만 운전 못 하면 정말 민망할 것 같았습니다.
특히 고속도로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영화에서 본 고속도로 장면들, 차선변경하다가 사고나는 영상들이 자꾸 떠올랐거든요. 엄마한테 "운전연수 받아야겠다"고 했더니 "당장 받아. 차도 사줄게"라고 하셨습니다. 완전 부모님 차로 하는 자차운전연수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여행 가기 전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3일 집중 코스를 추천했습니다. 가격은 100만원대에서 15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빵빵드라이브는 3일 코스 기준 120만원이었는데, 상담 전화에서 "여행 가기 전이니까 고속도로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신뢰가 들었습니다.
첫째 날 오전 10시에 집에서 픽업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45세 정도 되신 남자분이셨는데 인상이 정말 친절해 보였습니다. 먼저 선생님이 "고속도로 가기 전에 기초를 다시 한 번 다질 거야. 고속도로는 실수의 여지가 없으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불안감이 좀 사라졌습니다.
첫날 첫 2시간은 동네 도로에서 기초를 다졌습니다. 2년 만에 잡는 핸들이라서 감도가 정말 떨어져 있었습니다. 차선 유지도 못 했고, 신호 앞에서 제때 브레이크를 못 밟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괜찮아. 이건 근육이 기억하는 거야. 다시 만들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3시간은 신호등이 많은 도시 도로였습니다. 이천에서 인접한 다른 시까지 나갔는데 신호도 많고 차량도 많았습니다. 좌회전, 우회전, 신호 없는 교차로 진입 등등 다양한 상황을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여행 가면 작은 거리들도 직진 차로에서 우회전으로 바꿔야 할 일들이 많다"고 하면서 실제 상황을 자꾸 짚어주셨습니다.
첫째 날 마지막은 고속도로 진입 구간이었습니다. 아직 고속도로 자체는 못 가고, 진입 방법과 속도 조절만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고속도로 진입 때 제일 중요한 게 가속차로에서 충분히 속도를 올리는 거야. 너무 약한 속도로 들어가면 큰 차들이랑 충돌할 수 있거든"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진짜 고속도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은 완전 고속도로 집중 코스였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거의 고속도로 위에만 있었습니다. 처음 30분은 오른쪽 차로에서만 운전했습니다. 속도감, 거리감, 다른 차들과의 간격. 모든 게 낮에 배운 것과 달랐습니다. 선생님이 "천천히 와. 서두르는 게 아니라 안정적인 게 먼저야"라고 계속 반복해주셨습니다.
차선변경을 배울 때였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를 먼저 본다. 그 다음 백미러를 본다. 그 다음 고개를 돌려서 사각지대를 본다.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해야 한다"고 했는데, 고속도로에서 이 모든 걸 하면서 핸들을 꺾는 게 진짜 어려웠습니다. 처음 차선변경은 5번을 시도했는데 3번은 실패했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이건 나중에 자기 차로 10번, 20번 할 수록 자동화되는 거야. 지금은 의식적으로 하려고 하니까 어려운 거"라고 했습니다. 정말 그 말이 맞았습니다. 5번째, 6번째가 되면서 조금씩 자동화되기 시작했거든요.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구간도 연습했습니다. 출구 팻말을 미리 보고 천천히 차로를 바꿔서 나가야 한다는 게 정말 새로웠습니다. 선생님이 "출구 500미터 전부터 생각해야 한다. 갑자기 빠져나가다가 앞 차를 깔 수도 있으니까"라고 했습니다. 고속도로는 정말 모든 게 계획적이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셋째 날은 복합 운전이었습니다. 도시 도로, 고속도로, 다시 도시 도로로의 완전한 루틴을 경험했거든요. 마치 실제 여행 드라이브처럼 말입니다. 이번에는 강릉을 가는 경로를 따라 실제로 지도를 보면서 운전했습니다. 터널도 통과했고, 비도 왔습니다. 선생님이 "여행 가는 거 보면 날씨도 안 좋을 텐데, 지금 경험하는 게 최고의 준비야"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3시간은 완전 자유 운전이었습니다.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운전하고, 선생님은 조용히 옆에만 앉아있었습니다. 신호등도 내가 본다, 차선도 내가 판단한다. 고속도로 진입도 내가 결정한다. 정말 두려웠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마지막 구간에서 선생님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친구들이랑 여행 가도 괜찮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일 120만원이었는데 상당히 가치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내신 비용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비싼 게 아니라 싼 투자였습니다. 여행 가서 사고라도 났으면 얼마나 비쌌을 거 같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친구들과 강릉을 다녀왔는데 운전도 했고 차선변경도 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면허는 있지만 2년 이상 운전을 못 한 분들, 특히 고속도로 운전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정말 추천합니다. 이 3일이 당신의 운전 인생을 정말 바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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